글 수: 276    업데이트: 24-05-03 14:25

신작소개

첫사랑 동백 수성문협 5호
관리자 | 조회 31

첫사랑/정숙

 

모란 꽃봉오리

분홍빛입술열까말까

수줍은 미소 뒤 숨어 피려는

꽃 한 송이그 여린 가슴 속

불꽃놀이

소녀의 옷깃 여미느라

말 한 마디 못했으니

그리움이 열쇠만

꼬옥 꼭 쥐고 있었는가

일흔이 지난 손바닥 이제 펴보니

녹슨 가루만 한숨 쉬고 있었네

 

동백/정 숙

 

수성못 가는 길

삶의 미련 다 버린 듯 모가지 째

떨어진 동백 한 송이

유리병에 띄운다

꽃이었던 기억 지우고 싶지 않은지

다시 새물새물 기운 차린다

동백기름 바르고 쪽진

이봉화 여사 화안한 웃음 피워낸다

제 몸 이미 병든 줄 모르고 까불거리는

딸 꿈에 나타난

소복의 근심도 되살리고 있다

허리 질끈 맨 황금빛 양단 치마저고리와

악어 백 옆구리에 낀

어무이어무이예!

 

 

1993년 계간지<시와시학>으로 신인상 수상.

<신처용가><위기의 꽃><불의 눈빛><바람다비제><유배시편>시집<청매화 그림자에 밟히다> <연인있어요><한국 서정시 100인 선>

만해 ’ 시인 작품상 수상

대구시인 협회상 수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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